[칼럼]기타 소리가 어울리는 공간이 있다

그랩더기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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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타 소리는 장소를 탄다는 것.
오래 연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사실인데요.

천장이 낮은 카페에서 누군가 통기타를 치고 있을 때,
그 소리가 유독 좋게 들린 경험이라든지.
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이랑은 결이 다른,
공간 안으로 스며드는 소리.
카페의 나무 테이블과 벽돌 벽이 그 소리를 붙잡아두는 것처럼.
기타가 그 공간에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
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.

반대로 너무 넓고 천장이 높은 곳에서 기타를 쳐보면
소리가 공간에 흡수되지 않고 그냥 퍼져버립니다.
악기가 작아지는 그 느낌.
기타는 그런 악기입니다.
울림이 공간과 대화를 해야 제대로 사는 악기.
혼자 소리를 채우려 하면 오히려 초라해지고,
공간이 받아줄 때 비로소 꽉 차게됩니다.

제가 기타를 연습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
당연할 수 있지만 '방'
바로 자기 방입니다.
특히 늦은 밤, 불을 하나만 켜두고 치는 기타 소리.
방이 좁다면 오히려 좋습니다.
소리가 벽에 부딪혔다가 돌아오는 그 짧은 반향이 위로가 됩니다.
거창한 무대도 아니고, 누가 듣는 것도 아닌데
혼자 듣는 그 소리가 바로 가장 솔직한 소리입니다.
연주자의 긴장도, 실수도, 감정도
다 담겨서 방 안에 머무는 그 느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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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은 공연장도 기타랑 잘 어울리는 공간인데요.
100석 남짓한 홀, 관객과 무대 사이 거리가 짧은 곳.
기타 소리는 멀리 던지는 악기가 아니며,
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닿을 때 가장 선명합니다.
마이크 없이 치는 어쿠스틱 기타를 앞줄에서 들으면
현이 진동하는 소리, 손가락이 줄을 짚는 소리,
피크가 스치는 소리까지 전부 들립니다.
그게 라이브의 진짜 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'◡'

기타를 오래 치다 보면,
좋은 소리는 실력도 물론 중요하지만
공간에서 온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.
어떤 공간에 있느냐,
그 공간이 소리를 어떻게 받아주느냐.
그래서 기타리스트들은 어딜 가든
공간의 울림을 먼저 듣는 버릇이 생깁니다.
손뼉을 한 번 쳐보거나, 말을 해보거나.
이 공간이 내 기타 소리를 어떻게 품어줄지 그렇게 가늠해 봅니다.

여러분이 기타를 치는 공간은 어떤가요.
그 공간이 당신의 소리를 잘 받아주고 있나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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